
골드만삭스 FICC 트레이더 Jonathon Chryssafis는 10월 23일 보고서에서 서로 무관해 보이는 세 가지 시장 동향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했다. AI 대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기술주 호황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켰다. Tesla는 자본적 지출을 줄였고, Meta는 AI 지출 확대로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가 사상 최고치까지 상승했으며, Lam Research는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 전망을 제시했다. 헤지펀드들은 기술주에서 자금을 회수하는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편 프랑스와 독일의 10년물 국채 금리 차이는 유로화 도입 이후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으며, 프랑스 10년물 국채 금리는 5%를 넘어 유럽 재정위기 당시의 절대 금리 수준을 웃돌았다.

골드만삭스는 이러한 위험이 궁극적으로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고 결론 내렸다. 바로 미 달러화 자산 수요 감소, 일본으로의 자금 환류, 엔화 강세다. 골드만삭스의 장기 적정가치 모형인 GSDEER에 따르면 엔화는 달러 대비 약 40% 저평가되어 있으며, 이는 이 모형이 추적하는 통화 중 가장 큰 가치 괴리다. 한편 USD/JPY의 2년 만기 등가격 내재변동성은 9.9%에 불과하다. 20년 평균은 13.8%, 역사적 최저치는 8.4%다.
골드만삭스 보고서에서 간과하기 쉽지만 논리적으로 핵심적인 대목 중 하나는 AI 관련 위험의 진원지에 대한 평가다. AI 가치평가가 급격히 조정될 때 그 진짜 진원지는 주식시장이 아니라 신용시장,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차입자가 발행한 채권에 있다는 것이다.
10월 13일 기준 2026년 미 달러화 표시 프로젝트파이낸싱 채권 발행액은 약 1,050억 달러에 달했으며, 거의 전액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또는 컴퓨팅 인프라 자금 조달에 투입됐다. 이는 AI 시대 이전의 최고 기록이었던 2020년 약 250억 달러의 약 4배이자, 당시 사상 최대였던 2025년 연간 발행액의 거의 3배다. 골드만삭스 신용전략팀은 미 달러화 표시 투자등급 기술기업 채권에 대해 비중축소 의견을, 하이일드 채권에 대해서는 중립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AI 관련 발행사 간 차별화가 앞으로도 확대될 것이며, 특히 프로젝트파이낸싱 채권에서 이러한 흐름이 두드러질 것으로 명확히 예상하고 있다.
논리는 명확하다. 신용스프레드 확대가 AI 인프라 전반의 자금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면, ‘미국 예외주의’라는 시장 논리의 토대가 약해지기 시작한다. 미 달러화 자산 수요 감소는 골드만삭스가 구상하는 엔화 거래 전략 전반에서 첫 번째 도미노에 해당한다.
골드만삭스는 같은 보고서에서 프랑스 채권시장 위기도 다뤘다. 프랑스와 독일의 10년물 국채 금리 차이는 173bp로 벌어져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 수준을 넘어섰으며, 유로화 도입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프랑스 10년물 국채 금리는 5.08%에 도달한 반면,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현재 프랑스보다 약 50bp 낮다. 이는 2011년 위기 당시에는 거의 상상하기 어려웠을 역전 현상이다.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에너지 가격 하락을 스프레드 축소로 이어질 가장 명확한 경로로 보고 있다. 에너지 비용 하락은 성장과 재정적자를 둘러싼 위험의 균형을 개선하고, 유럽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기본 전망으로 시장이 돌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금리 변동성을 낮춰 투자자들의 캐리 트레이드 재진입을 유도할 수 있다. 그러나 에너지 가격 부담이 완화되지 않으면 스프레드는 더욱 확대되고 유로화는 더 큰 압력을 받을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예상한다.
다시 말해 프랑스발 위험은 유럽 자금이 미국 이외의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일본은 세계 최대 순대외채권국이라는 지위와 자국 내 금리 회복세를 고려할 때, 이러한 자금의 일부를 유치하기에 구조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
골드만삭스의 엔화 강세 전망은 일본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막연한 논리가 아니라 구체적인 자금 흐름 추정치에 근거한다.
일본 공적연금의 리밸런싱은 과소평가된 요인이다. 골드만삭스는 9월 보고서에서 일본 공적연금(GPIF)의 운용자산이 약 2조 달러라고 지적했다. 국내 채권 배분 비중을 5%포인트 높이면 약 1,000억 달러가 일본 자산으로 이동하며, 이에 상응하는 규모의 USD/JPY 매도가 발생한다는 의미다.
이는 일본의 연간 경상수지 흑자 약 2,100억 달러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며, 2025년 경상계정과 금융계정에서 기록된 순자금 흐름 약 350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GPIF의 자산 배분 변화는 일본의 다른 연기금, 보험사, 장기 기관투자자들에게 선례가 될 수도 있다. 이는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지난 수년간 쌓아온 엔화 조달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을 촉발할 수 있다.
임금 지표 역시 추가 금리 인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본의 8월 실질 현금급여는 전년 동월 대비 1.5% 증가하며 8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는 거의 10년 만에 가장 긴 연속 증가 기록이다. 기본급은 3.8% 증가했다. 실질임금의 지속적인 증가는 일본은행이 최근 금리 인상에 이어 추가 인상에 나설 근거를 강화한다.
시장은 정책 경로를 가격에 반영했지만, 옵션 가격은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10월 말 기준 익일물 지수스와프(OIS)에 반영된 일본은행의 10월 금리 인상 확률은 약 6~10%에 불과했지만, 12월까지 인상할 확률은 80~89%에 달했다.
일본은행은 9월 정책금리를 1.25%로 인상했다. 3개월 사이 두 번째 인상이자 1990년 이후 가장 빠른 긴축 주기다. 시장은 대체로 금리가 연말 또는 내년 초까지 1.50%로 추가 인상된 뒤, 3월이나 4월에 1.75%로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12월 금리 인상은 발생 가능성이 낮은 꼬리위험 시나리오가 아니라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결과다. 그런데도 2년 만기 내재변동성 9.9%는 연율화 변동성이 10%를 밑도는 차분한 환경을 반영한다. 이 두 신호의 불일치가 골드만삭스 거래 전략의 핵심이다.
낮은 내재변동성에는 기초 여건에 따른 이유가 있다. 최근 USD/JPY는 158 부근의 좁은 범위에서 거래됐으며, 실현변동성은 내재변동성을 밑돌았다. 옵션 매도자들은 변동성 프리미엄을 계속 낮춰왔다.
이는 자기강화적 메커니즘을 만든다. 낮은 실현변동성이 매도자들의 확신을 높이고, 그 결과 내재변동성이 더욱 낮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 메커니즘은 시장에 새로운 정보가 유입되지 않는다는 한 가지 조건에 의존한다. 골드만삭스의 주장은 이제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첫째, 일본은행의 추가 긴축은 이제 시행 여부가 아니라 시점의 문제가 되고 있다. 80%를 넘는 12월 금리 인상 확률은 시장이 이미 인상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런데도 옵션 가격에는 이에 상응하는 변동성 상승이 반영되지 않았다.
일본은행이 12월에 금리를 인상하고 연방준비제도는 동결한다면, 그에 따른 미·일 금리 차 축소는 캐리 트레이드의 수익성을 직접적으로 약화시킬 것이다. 한 설문조사에서는 경제학자의 94%가 연준의 10월 금리 동결을 예상했으나, 응답자 전원은 12월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더 중요한 것은 예상 밖 변화의 방향이다. 일본은행이 12월에 행동에 나서고 시장이 이를 가격에 완전히 반영하지 않았다면, 엔화 가치는 급격히 재평가될 수 있다.
둘째, 옵션 스큐는 이미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전반적인 변동성 수준은 아직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리스크 리버설은 USD/JPY 하락에 대비한 보호 수단에 지속적인 프리미엄이 붙어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전반적인 내재변동성이 낮게 유지되는 가운데서도 옵션 트레이더들은 이미 엔화 강세라는 꼬리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높은 스큐와 낮은 전반적 변동성의 조합은 시장이 꼬리위험의 방향은 인식하면서도 잠재적인 움직임의 크기는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골드만삭스의 권고는 본질적으로 이러한 괴리를 활용하려는 전략이다. 방향성 포지션으로 정확한 타이밍을 맞추려 하기보다, 내재변동성이 낮을 때 볼록성을 매수하는 것이다.
셋째, 골드만삭스 자체 전망도 이미 바뀌었다. 골드만삭스는 9월 25일 USD/JPY의 3개월, 6개월, 12개월 전망치를 각각 162, 163, 165에서 158, 155, 150으로 낮췄다.
7월 엔화 약세 전망에서 9월 강세 전망으로 전환한 것은 골드만삭스가 거시경제 분석의 틀을 재평가했음을 보여준다. 10월 23일 보고서는 이러한 재평가를 비용이 명확한, 실행 가능한 거래 구조로 구체화했다.
요약하면 골드만삭스의 엔화 강세 논리는 다음과 같다. AI 신용시장의 균열이 미 달러화 자산 수요의 기반을 약화시키고, 프랑스발 위험이 자금 재배분을 가속화하며, GPIF 리밸런싱과 임금·물가 순환, 일본은행의 점진적 긴축이 뒷받침하는 일본의 구조적 자금 환류가 엔화 절상 압력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옵션 시장이 이러한 복합 위험에 부과하는 ‘보험료’는 최근의 좁은 거래 범위가 만들어낸 저변동성 균형에 여전히 묶여 있다. 내재변동성 9.9%는 새로운 정보가 전혀 유입되지 않는 세상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