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금요일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은 기술주의 전반적인 급락이었다. 인텔과 아마존의 실망스러운 분기 실적은 AI 인프라 투자가 충분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나스닥은 하루 만에 2.86% 하락하며 6월 초 이후 최대 일간 하락률을 기록했고, 10월 6일 사상 최고치 대비 낙폭은 7.8%로 확대됐다. 인텔은 28.6% 폭락했고, 엔비디아는 4.2%, AMD는 10.9%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7.2% 떨어지면서 월간 낙폭이 15%를 넘어섰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서 수혜를 입기는커녕 매도세에 시달렸다. 귀금속도 주식시장의 급격한 조정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기업 실적은 AI 랠리를 뒷받침해 왔지만, 이제 그 기반에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술주 급락으로 펀드 순자산가치가 하락하고 마진콜이 발생하면, 금은 안전자산으로 매수되기보다 유동성이 가장 높은 자산 중 하나로서 강제 매도되는 경우가 많다. 코메르츠방크는 기술주 급락이 금과 같은 안전자산의 강제 청산을 촉발하고 마진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귀금속 가격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시 말해, 금요일의 하락은 금의 장기적인 안전자산 투자 논리가 완전히 무너졌다기보다, 극단적인 위험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유동성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자산을 현금화한 결과에 더 가까워 보였다.
금 가격을 압박한 두 번째 요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었다. 지난 금요일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현재의 물가 압력과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웃돈 기간 모두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한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추고 상황을 평가하기 전에 최소 두 차례 더, 각각 25bp씩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추가 긴축을 지지하며 신속한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기에 점진적으로 정책을 조정하는 편이 나중에 큰 폭으로 급격히 조정하는 것보다 대체로 혼란을 덜 초래한다는 설명이다.
지난주 초 연준은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3.75%~4.0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이는 9월 금리 인상에 이은 결정이었으며, 연준 인사들은 대체로 긴축 사이클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금의 경우, 고금리가 장기간 유지되면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커지고 높은 실질금리는 가치평가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금은 이번 주 여러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화요일 중간선거가 치러지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안전자산 수요에 따른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 경제지표 일정에서는 10월 ISM 구매관리자지수, JOLTS 구인 건수, ADP 고용보고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잇따라 발표된다. 특히 금요일에 발표되는 10월 비농업 고용보고서가 중요하다. 시장은 신규 고용이 4만 명 늘고 실업률은 4.2%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애플, AMD, 퀄컴의 실적도 AI 관련 거래에 대한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2월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현재 시장이 반영하는 12월 금리 인상 확률은 약 70%이며, 인플레이션이나 고용지표의 변화에 따라 시장은 이러한 기대를 재조정할 수 있다.
시장 분석:
연준의 12월 금리 인상 여부, AI 기술주의 안정 여부, 이란 정세와 유가 흐름이 금 가격의 부진 탈출 또는 조정 지속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중앙은행의 금 매입과 안전자산 편입 수요가 여전히 하방을 지지하고 있지만, 높은 금리와 아시아의 부진한 수요는 상승 여력을 제한하고 있다.